첫 메르스 환자 나왔는데 질병본부 이 와중에 운동회

입력 2015-06-03 11:26 수정 2015-06-03 15:00
질병관리본부의 체육대회 장면. 방송 캡처

메르스 방역과 관리를 맡은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첫 메르스 환자가 나온 날 체육대회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 뭇매를 맞고 있다. 네티즌들은 “다른 덴 메르스 때문에 행사를 취소하는데 메르스를 막아야 할 정부 기관이 운동회를 하다니 기가 막히다”고 공분했다.

2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첫 감염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이틀 간 ‘검역의 날’을 맞아 워크숍 겸 체육대회를 가졌다. 검역관 등 관계자 140여명이 참석했다. 노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직원들이 운동장에 모여 족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질병관리본부 측이 이후 논란을 우려해 “행사 관련 전화 문의가 오면 행사가 어제(20일)부로 끝나 전부 철수했다고 이야기하세요”라고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고 JTBC는 전했다.

그러나 행사에 주요 관계자가 불참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세월호 때문에 못했다”며 “이번만큼은 제대로 해보자 했는데 딱 그날 (환자가) 나온 거예요. 공항 검역은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행사를 함구하라는 공지를 내린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메르스 ‘주의’ 경보가 내려진 시점에 질병관리본부가 체육대회를 강행한 것은 보건당국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꼭 문제가 커져야지 움직이는 거냐”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세월호 때문에 못한 운동회를 메르스 때문엔 왜 또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할말이 없다” “기가 막히다” 등 극한 반응도 많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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