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親李)계 좌장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국회법 개정안 논란을 둘러싸고 벌어진 당·청(黨靑) 갈등과 메르스 사태에 대해서 1일 “최근 청와대가 하는 일을 보면, 이 정부가 생각이 있는 정부인지 의심이 들 때가 많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청와대가 앞장서서 정쟁을 유발하는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메르스 사태 이야기를 먼저 꺼내며 “(메르스로) 첫 번째로 환자가 죽는 날 청와대는 ‘국회법을 못 받아들이겠다’고 했고, 환자가 늘어나고 죽어가는데 ‘당정청 협의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했다”며 “지금은 당정청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국민불안을 해소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국은 사람이 죽은 다음에 처음으로 관계장관회의를 했다. 이러고도 정부가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양심이 있나. 싸우다가도 국가 중대 사태가 터지면 미뤄야 한다”며 “청와대도 오늘 이후부터는 정쟁 유발 발언을 그만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에 전력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영국, 독일, 미국 등의 사례를 들며 “국회가 모법(母法)을 만들었는데 행정입법이 모법의 내용을 훼손하면 입법 주체가 고치라고 당연히 이야기할 수 있다”며 문제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불거진 유승민 원내대표 책임론에 대해서 이 최고위원은 “사태가 이렇게 됐으면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국회법 개정안은 최고위원이 추인하고 의원총회에서 위임을 했다. 공동책임이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청와대 보면 생각있는 정부인지 의심든다” 친이계 좌장 이재오,“靑, 정쟁 유발”
입력 2015-06-03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