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메르스 유언비어’ 문자 대량 발송 ‘학부모들 황당’

입력 2015-06-03 10:38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예방차원에서 경기도 소재 한 초등학교가 3일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교실이 텅 비어있다. 서영희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따라 휴업을 결정한 충북의 한 중학교가 학생·학부모에게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량 발송해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이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2일 오후 5시40분쯤 ‘청주에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와 학생, 교사 등에 대량 발송했다.

학교 측은 또 이날 충북에서 처음으로 휴업을 결정한 학교들의 실명을 거론한 뒤 이들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전해 불안감을 키웠다.

학교 측의 경솔한 문자메시지를 받고 극도의 불안감에 떨었던 학부모들은 뒤늦게 문자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니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언론도 못 믿겠더라”며 “온종일 아이를 데리고 외출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 확산되는 것을 막고 진정시켜야 할 학교 측이 유언비어를 여과 없이 유포시켜 학생과 학부모들을 떨게 만들다니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긴박한 사안이라고 판단, 서둘러 상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학부모와 학생에게 정정 및 사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