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첫날을 보는 것 같다” 이종걸, “메르스 확산, 정부는 아직도 우왕좌왕”

입력 2015-06-03 09:15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3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 첫 날을 보는 것 같다고들 말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부가 보인 안일한 대처가 이번 메르스 확산 국면에서도 또 다시 재연됐다는 비판이다.

이 원내대표는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당 의원 워크숍 이틀째인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직까지 우왕좌왕”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 메르스 대책본부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 세월호 참사 때와 다름없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청와대가 나서서 범정부적 상황실을 설치하고 총리대행이 총괄해야 한다”며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보건에 무능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지금이라도 보건의료단체 전문가들이 대책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적 불안과 공포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메르스 발생 지역과 위험 의료기관을 공개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줘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당도 지금까지 상황실을 구성하고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로 구성된 TF를 격상해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법제사법위 의원들이 포함된 광범위한 대책기구를 만들어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이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너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과 관련, "국민의 지지를 받고 선출된 대통령을 폄훼하는 것은 국민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이 원내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자 "말씀은 격이 있어야 울림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춰달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