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캐릭터로 유명한 나무조각가 한선현의 개인전이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 유림목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밝은 마음 팩토리’다. 유림목재의 창립 30주년 기념전이자 한선현 작가와 유림목재의 깊고 오랜 우정이 만들어 낸 특별전이기도 하다.
1만여 평에 달하는 목재소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박종식, 한만원, 강인구, 한선현 등 여러 작가들의 야외 설치작품이 일반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 기간에 한선현의 ‘밝은 마음 갤러리’로 구성된 ‘복합강당’, 아트벙커가 설치될 ‘회덕골’ 등이 포함된 유림목재 아트투어가 진행된다.
열한 번째 개인전으로 참여한 한선현 작가는 신작 100여 점을 선보인다. 야외와 실내를 오가며 탁월한 공간 해석을 보여주었다. 4m가 넘는 이로코 피노키오부터 작은 목각 인형들, 그리고 드로잉까지 다양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전시 타이틀의 ‘밝은 마음’은 유림목재의 사훈(社訓)이다. 또한 이번 전시로 비로소 한 무대에 서게 된 유림목재와 한선현 작가의 10여 년간의 우정을 지켜준 가치이기도 하다. ‘밝은 마음’은 순탄하고 긍정적인 상황이나 그 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봉착한 난관을 견뎌내고 헤쳐 나가는 태도를 의미한다.
혼란이 가득한 시대에 ‘밝은 마음’의 태도는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기업인의 삶, 그리고 예술가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전략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무대가 되는 나무 공장, 유림목재는 밝은 마음 팩토리가 되어 전시 기간동안 ‘밝은 마음’을 제조, 배포하는 상상이 실현되는 공간이 된다.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건 유림목재 입구를 따라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는 한선현 작가의 염소 가족이다. 커다란 나무기둥 문을 넘어서면, 사훈 ‘밝은 마음’ 슬로건이 보이고 진입로를 따라 450년 된 시트카 스프러스 나무 위에 그려진 얼룩말 다트(ARTDART)가 나타난다.
아프리카, 남미, 북미,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해 온 원목을 건조, 숙성하는 야적장으로 가는 길엔 멀바우, 이로코, 부빙가 등으로 만든 4m가량의 목마와 그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유쾌한 피노키오, ‘달리는 Pino키오’를 만날 수 있다. 자그마한 나무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 나무 조각들에 갇혀있는 공주와 그를 지키는 소년이 살고 있는 성이다.
한선현 작가는 다양한 장소에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배치함으로써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까라라국립미술대학에서 공부하고, 고향 당진으로 돌아가 작업하던 한선현 작가가 고양시 덕은동 작업실에 자리를 잡은 건 2003년이다. 이후 오랜 시간 꾸준히 유림목재와 왕래하면서 유림과 함께 특별한 목재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유림목재 내에 컬렉션되어 있는 여러 작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유림목재 내 동선을 안내해 줄 아트맵으로 한선현을 비롯한 도예가 박종식, 건축가 한만원, 조각가 강인구, 설치그룹 마감뉴스 등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전시기간 일~월 오후 2시(매일 1회 진행) 유림목재 아트투어를 안내하고, 전시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가 운영된다. 밝은마음 ART BUNKER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총 6회 진행된다. 어린이 관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작가와 직접 나이테 찾기, 밝은마음 풍선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작가와의 대화는 6월 20일 오후 3시 열린다(www.yoolim.net
). 문의 02-323-6462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염소작가 한선현과 고양시 유림목재의 오랜 우정이 빚어낸 특별전 ‘밝은마음 팩토리’ 7월5일까지 100여점
입력 2015-06-02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