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건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2대 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의 대량 실점위기에서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았다. 피츠버그의 3번 타자 앤드류 맥커친(29)이 우중간으로 깊게 날린 타구는 당초 적시타로 보였지만 파건은 강한 승부욕을 발휘했다.
타구의 낙하지점 앞까지 십수m를 달린 파건은 왼손을 내밀어 공을 잡고 바닥으로 굴렀다. 파건은 그러나 곧바로 일어나 2루를 향해 공을 던졌다. 피츠버그의 3루 주자인 투수 개릿 콜(25)이 홈을 밟았지만 다른 주자들은 더 이상의 진루할 수 없었다. 대량 실점을 막은 파건의 호수비였다.
야구팬들은 열광했다. 경기를 시청한 야구팬들은 “힘과 근성이 느껴진다” “미국 야구의 저력은 수비에서 나온다” “이게 얼마짜리 수비인가. 100만 달러도 아깝지 않다”며 환호했다.
파건이 호수비를 보여준 경기에서는 공교롭게 강정호가 수비 실책을 범했다. 피츠버그의 유격수(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1회말 1사 2루에서 땅볼 타구를 잡았지만 1루수에게 높게 송구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정호의 올 시즌 네 번째 실책이었다.
강정호는 타석에서도 부진했다. 4타수 무안타로 돌아섰다. 삼진은 두 번이었다. 9회말 수비 때 유격수 경쟁자인 조디 머서와 교체됐다. 강정호는 울었지만 피츠버그는 웃었다. 피츠버그는 5회초 3점을 뽑으면서 승부를 뒤집어 샌프란시스코를 4대 3으로 제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