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미술인에게 주는 유일한 상인 제22회 석주미술상 수상자로 서양화가 송인헌(60·사진 오른쪽)씨가 선정됐다. 송씨는 3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길 선화랑에서 수상 기념전을 연다. 석주미술상은 한국 1세대 여류 조각가 석주 윤영자(91·왼쪽)씨가 목원대에서 30년간 후진을 양성하고 퇴직하면서 사재를 털어 1989년 제정한 상이다.
올해 수상자 송씨는 1970년대 목원대 미술학과에 나닐 때 윤씨에게 배운 제자다. 2일 전시장에서 만난 송씨는 “스승께서는 엄격하면서도 자상한 성품으로 미술의 본질에 대해 가르치셨다”고 회상했다. 송씨 작품은 평면과 입체의 이중 이미지가 석주의 예술세계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뛰어난 색채감각으로 색면추상을 표현한 ‘추억의 풍경’ 시리즈 30여점을 선보인다.
국내외에서 30여 차례 개인전을 가진 송씨는 2012년 제4회 서울모던아트쇼 대상을 받기도 했다. 작가는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과 추억을 그림에 담아내기 위해 나이프로 물감을 쌓아 올린다. 화면의 위쪽에는 건물 형상을, 아래쪽에는 시간의 흐름을 붓질한다. 구상과 추상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스승 윤씨의 회고전도 같은 화랑에서 동시에 열린다. 조각 작품은 하기 힘들고 그동안 틈틈이 가죽위에 오일로 그려온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 윤씨는 “조각을 하기 위해 채집한 대상들을 붓으로 그려봤다”며 “작품이 팔리면 석주미술상 운영기금으로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40년 세월을 뛰어넘어 그림으로 동행하는 사제의 전시에 화단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02-734-0458).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국내 유일 여성미술상 제22회 석주미술상 수상 송인헌 수상기념전 6월3일부터 선화랑 '추억의 풍경' 시리즈
입력 2015-06-02 16:22 수정 2015-06-02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