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컵 자주 쓰는 어린이 性조숙증 위험 - 대만 청쿵대 연구팀 “뜨거운 음식 통해 가소제 체내 흡수”

입력 2015-06-02 16:01 수정 2015-06-02 16:06

어릴 때 자주 플라스틱 용기로 뜨거운 음료나 음식을 섭취하면 성(性)조숙증이나 여성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만 청쿵(成功)대의 리쥔장(李俊璋) 환경보건학과 교수 연구진은 성 조숙 증세를 보이는 2∼8세 소녀 71명을 대상으로 3년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증세가 가소제 성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가소제는 성형가공을 쉽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에 첨가하는 유기물질로 다이옥틸프탈레이트(DOP), 다이옥틸아디페이트(DOA) 등이 있다.

조사대상자들은 별다른 질환은 없었으나 모두 가슴 발육이 이미 시작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연구진은 환경적 요인에서 공통적인 연계고리를 찾았다.

성 조숙증을 유발하는 인자는 유전자, 비만, 식습관, 스트레스, 성 접촉, 환경적 요인 등인데 이중 환경적 요인은 주로 가소제와 환경호르몬과 관련돼 있다는 것.

리 교수는 “대부분의 소녀들이 뜨거운 차 음료나 두유를 플라스틱 컵에 담아 거의 매일 마시고 있었다”면서 “뜨거운 물질에 플라스틱을 노출시키면 음식에 녹아드는 가소제 양도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전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체내에서 발견된 가소제 대부분은 이들이 섭취한 음식을 통해 흡수된 것이었다.

플라스틱 컵, 그릇, 용기의 뜨거운 음식은 가소제 용해율을 2∼3배 더 높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가소제의 인체 흡수가 소년들에겐 여성화할 가능성을, 소녀들에겐 성 조숙증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 있다.

리 교수는 아울러 방향제 향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첨가물인 정착제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정착제도 가소제의 일종이다.

한 어린이는 온갖 종류의 아로마 향기로 가득 찬 방에서 부모와 함께 잠을 자고 생활하기도 했다.

리 교수는 “향기가 좋을수록 더 많은 가소제가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며 향수, 샴푸, 크림 등의 정착제 성분이 모두 인체에 침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기코드의 플라스틱 외피도 섭씨 38도부터 가소제를 내뿜을 수 있다며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플러그를 뽑아둘 것을 조언했다.

연구진은 가소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손을 씻는 것을 생활화하고 샴푸와 샤워젤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