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메르스 병원 어딥니까? 좀 알려주세요,제발요” 요구 빗발

입력 2015-06-02 15:41 수정 2015-06-02 15:55
모바일 메신저에서 나도는 메르스 병원 명단. SNS캡처

“온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 병원 경영난 걱정할 때냐.”

“정부가 병원 명단을 계속 공개하지 않는다면 괴담만 키울 것.”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하면 과도한 오해와 혼란만 부추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메르스 환자들이 머문 병원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2명의 사망자와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자 인터넷에는 메르스 발생 지역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마저 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한국인 메르스 확진자가 건너간 홍콩이 우리 정부에게 “메르스 환자가 다녔던 한국 병원 이름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명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메르스 발병지역과 병원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일 “발병 지역과 병원을 밝히면 주민 사이에서 공포와 걱정을 키울 수 있고, 해당 병원에 낙인이 찍히면서 환자들이 내원을 꺼리는 등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비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이 경영상 피해를 이유로 환자 내원 사실 등을 숨길 가능성을 우려한 것입니다. 방역망에 구멍에 뚫린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메르스가 환자 25명에 3차 감염자까지 나오는 등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지역과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넷과 SNS에는 “지역과 병원을 공개해야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감염 예방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또 출처가 불명확한 메르스 발병 지역 및 병원 명단이 돌아다니는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가 불안감 해소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인터넷과 SNS에서는 ‘00 지역에 가는 것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병원에 갔더니 메르스 발병 의료기관 명단을 보여주며 내원 여부를 물었다’ 는 등의 게시물이 대거 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지부가 메르스 병원과 지역에 대해 일부 공개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거둬들이자 네티즌들은 정부의 ‘불통’을 성토하며 답답해하고 있는데요. 일부선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유언비어가 늘어나고 있다”며 “루머 유포의 주범은 정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