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소중한 생명길' 함께 걸어요

입력 2015-06-02 16:54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웃을 기억하고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확장하는 ‘소중한 생명길(소생길) 함께 걷기 캠페인’이 시작됐다.

경기도 안산 단원구 힐링센터 0416 쉼과힘(운영이사장 김홍선 명성교회목사·센터장 황인득 선부종합사회복지관장·운영위원장 권수영 연세대 교수)은 지난달 30일 연세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학생 등 40여명과 ‘소생길’ 함께 걷기운동을 펼쳤다.

궂은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날 참석자들은 합동 분향소에서부터 단원고가 있는 마을, 그리고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 길을 잇는 ‘힐링 올레길’을 따라 말없이 걸었다.

0416 쉼과힘은 지난해 9월, 재난 한가운데 있는 단원구 마을 곳곳에 아픔의 기억을 소중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새로운 가치로 승화시키고자 이 길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부터 단원고가 있는 마을과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 길을 잇는 ‘힐링 올레길’을 만드는 것이었다.

힐링 올레길은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를 시작으로 고잔 1동, 선부동, 와동 일대 재난 관련 마을 장소 8곳을 우선 조성해 애도와 기억의 길로 재탄생 시키고자 마련됐다.

그 첫걸음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석·박사 과정 학생 및 동문들과 교수 등 치유와 돌봄의 전문가들 40여명이 앞장섰다. 이들은 참사 410일을 맞는 5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아직 아픔과 슬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합동분향소에서부터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 힐링센터 0416 쉼과힘, 그리고 힐링테라스 온유의 뜰까지 소중한 생명을 기억하며 걷고 또 걸었다. 단원구 명성교회에서 단원고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들과 만나 75명의 생존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경청하고 위로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권수영 교수는 “즐거움을 주는 장소를 돌아보는 일반적인 관광도 있지만, 주기적으로 아픔의 장소를 돌아보는 추모 여행(dark tourism)이 절실한 때”라면서 “소생길이 앞으로 안산을 트라우마의 장소가 아닌, 생명과 안전, 치유와 회복을 상징하는 장소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각계각층 많은 국민들의 발걸음이 모아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031-480-0075).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온라인편집=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