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코스닥업체 인수해 단물만 빼낸 공인회계사 기소

입력 2015-06-02 14:11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조종태)는 사채를 끌어들여 자금난을 겪던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을 차지한 뒤 1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공인회계사 정모(4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자금관리책으로 일하며 범행에 가담한 김모(42)씨를 특경가법상 횡령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11년 5월 차량 진단기를 제조·판매 사업을 하다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N사에 대해 1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금 유치를 약속하고 공동경영인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이후 사채 등으로 조달한 투자금 20억원을 김씨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하면서 13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다른 회사에 자금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받은 10억원 상당의 N사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 뒤 명동 사채업자에게 이를 맡기고 4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중소형 풍력발전기 부품업체 A사에 대해 “N사 경영권 인수 자금을 빌려주면 상장을 돕겠다”고 속여 2억6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도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