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분야 포퓰리즘 반성합니다” 野 "무상보육,맞춤형으로 재편”

입력 2015-06-02 12:31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일 무상보육을 '맞춤형 보육'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육 분야에서 보편적 복지를 적용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수용한 결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신 향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및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 조세개혁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진보적 의제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내내표는 이날부터 1박2일간 양평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진행되는 의원 워크숍을 앞두고 배포한 자료집에서 이같은 방침이 포함된 '경제민주화 시즌2' 구상을 밝혔다.

자료집에서 이 원내대표는 무상보육 기조를 '획일적 보육'에서 '맞춤형 보육' 기조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획일적인 보편적 복지보다 효율적이고 필요한 분야에서의 맞춤형 복지체제 강화를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유 원내대표의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여야 모두 포퓰리즘에 빠져 안일하게 정책을 추진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복지를 말하는 것이지 무조건 누구나 똑같이 취급하는 획일적 복지가 아니다"라면서 "의무급식이야 전면 시행이 무방하지만, 무상보육은 심각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구 소득 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업주부와 직장여성과 전업주부의 경우 차등적으로 지원하고 고소득 계층에는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조변화 외에도 이 원내대표는 "보수는 성장을, 진보는 분배만을 강조했다는 인식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며 성장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원내대표는 복지국가 달성 등 진보진영의 전통적인 의제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법인세 인상 등을 포함한 조세개혁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및 각종 공제혜택 축소 등 기존 야당의 입장에 종부세 개편을 통한 명예세 도입 추진 등의 구상을 소개했다.

소득세의 경우 과표구간 3억원 이상을 신설하자는 주장이며, 법인세 최고세율 역시 22%(법인소득과표 200억원 이상 기준)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이전인 25%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종부세를 개편,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10억원 이상인 경우 초과분의 1%, 50억원 이상인 경우 초과분의 2%의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적연금 개혁도 중점 과제로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앞선 공무원연금 개혁안 협상에 대해 "국민연금의 상향 강화가 더 의미가 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통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하며, 그 방향은 상향평준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선 기초연금법을 개정, 현행의 물가상승 연계 방식에서 소득연계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시즌2'의 과제로 저출산 대책, 청년일자리 확대 노력, 대기업 집단소송제 도입 등 공정한 시장구조 확립, 중소기업 지원 강화,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부동산 문제 해결 등을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은 그동안 경제민주화 등에서 전략적 사고 부족으로 여당에 주도권을 뺏겼다.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야성(野性)을 보이는데도 실패했다"며 "유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기회를 준 만큼 이 기회를 활용해 진보적 의제의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