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중증호흡기증후군(메르스) 3차 감염을 숨기려 한 정황이 밝혀지며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엄포’만 늘어놓는 복건당국의 모습에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메르스 최초 감염자로부터의 감염이 아닌 2차 감염자로부터 메르스가 확산된 3차 감염자 사례가 2일 2명 발생했다. 복지부 중앙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의료기관내 감염”이라고만 명시했다. ‘3차 감염’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3차 감염 사실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는 건 당연하다.
복지부는 “2차 메르스 감염자인 16번째 확진환자와 동일한 병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메르스 감염으로 최종확진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민관합동대책반은 이번 사례를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 지역사회로 확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은 3차 감염 여부를 물었지만 대책본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내 감염”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복지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식 트위터 ‘따스아리’에서도 “추가로 6명이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됐습니다”라는 문구만 있을 뿐,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시민들의 ‘비난’은 폭주했다. 보건당국이 책임은 회피한 채 숨기고 감추려만 할 뿐, 제대로 된 소통이 없다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자꾸 부인만 하지 말고. 대체 보건당국이 하는 일이 뭔가” “우왕좌왕하다 피해를 키운 세월호 사고와 다를 바 없다. 메르스에 천천히 침몰하고 있는 것일 뿐. 그동안 변한 게 뭐가 있나” “한번만이라도 국민의 안전을 진심으로 생각하면 안될까” “이참에 고심해서 해체하자”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관련기사 보기]
“3차 감염 아니다?” 복지부 면피 발표에 뿔난 시민들
입력 2015-06-02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