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감염원인인 낙타와 관련한 보건복지부의 경고문을 놓고 네티즌들은 패러디를 쏟아냈다. 대부분은 냉소와 조롱 수준이지만 보건당국이 불신을 자초한 결과라는 시각이 많다.
2일 SNS에서는 ‘낙타와 밀접한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세요’라는 문구를 작성한 보건복지부의 경고문이 떠돌았다. 낙타는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동물이지만 보건복지부는 감염원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경고문에 관련 문구를 넣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쓴웃음만 지었다. 이들은 “당분간 출근할 때 낙타를 타지 않겠다” “요즘 길이 막혀 낙타 1종 면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쉽다” “하마터면 냉장고에서 낙타유를 꺼내 마실 뻔했다”고 했다. 실제로 주의를 다짐하는 것보다는 냉소와 조롱에 가까운 반응이다.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낙타에 탑승한 사진을 올리고 ‘재난의 시작’이라고 적은 트윗이나 낙타를 활용해 영화 포스터를 제작한 패러디도 주목을 끌었다.
한 네티즌은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15년 서울에서 보건복지부로부터 ‘낙타와 접촉하지 말고 낙타유, 낙타고기를 먹지 말라’는 경고를 들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세기말적 기운이 감돈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보건복지부가 지금까지 집계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25명이다. 이날 6명이 추가됐다.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3차 감염자도 2명 포함됐다. 3차 감염자들은 모두 정부의 격리대상에서 2차 감염자가 빠졌을 때 병원에서 2차 감염자들을 접촉한 경우다. 사망자는 2명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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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냉장고에서 낙타유 꺼내 마실 뻔했네”… 메르스 경고문에 패러디 봇물
입력 2015-06-02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