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잖은’ 경상수지 사상 최장 38개월째 흑자행진

입력 2015-06-02 09:11

지난 4월의 경상수지가 81억4000만 달러의 흑자를 내 사상 최장기간인 3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는 81억4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71억6000만달러)보다 13.7% 늘었다. 다만 지난 3월(104억3000만 달러)보다는 22억9000만 달러(22%) 감소했다.

이로써 올 들어 4개월간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15억9000만 달러로 늘었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38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다. 이는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 흑자기간과 맞먹는 기록이다.

4월에도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상품수지 흑자가 3월 112억5000만 달러에서 125억6000만 달러로 커졌다. 이는 월간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출은 503억8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었지만 수입은 378억2000만 달러로 17.9%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전체 경상수지 흑자가 9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3년 811억5000만 달러, 작년 892억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의 경상수지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기간 경상수지 흑자행진에 따른 미 달러화 유입이 원화강세를 야기하는 주된 요인으로 떠올라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5월에도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9%나 줄어 올 들어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액뿐만 아니라 물량도 줄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대부분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