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영화에서처럼… 홍수 텍사스 ‘카우보이 소떼몰이’ 장관

입력 2015-06-02 08:59
일주일 넘게 폭우가 쏟아진 미국 텍사스 주에서 서부 개척 시대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카우보이들이 강물의 범람으로 위기에 몰린 약 200마리의 소를 몰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것이다.

1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텍사스 주 동남부 대도시인 휴스턴의 외곽 리버티 카운티에 있는 리버티 벨 목장의 목초지는 인근 트리니티 강의 범람으로 상당 부분 침수됐다.

소를 대피시키고자 목장주인 팻 헨시는 소를 몰 카우보이 150명을 급히 불러 모았다.

소 떼의 대피 작전은 지난달 31일 오전 시작됐다. 소들은 카우보이를 따라 침수 지역을 일사불란하게 통과했다.

물이 약간 깊은 지역에 다다르자 카우보이들은 어린 송아지를 보트에 실어 마른 땅으로 날랐다.

카우보이 6명이 보트로 임시 울타리를 만들고 밧줄로 소들을 그 안에 몰아넣기도 했다.

물에 빠진 몇 마리 소를 잃기도 했으나 침수 지역을 건너 드디어 땅에 올라온 카우보이와 소떼는 90번 도로와 146번 도로를 타고 차량 행렬을 뒤에 둔 채 목적지인 데이튼까지 약 11㎞를 행진했다.

요즘 들어 소떼가 도로를 점거하고 카우보이의 인솔 하에 이동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한 주민은 이 신기한 광경을 스마트폰에 담았다고 휴스턴 크로니클은 소개했다.

데이튼 중심가에 이르자 수 백명의 시민이 늘어서 무사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소떼를 환영했다.

리버티 카운티 경찰국의 켄 디푸르 경사는 “카우보이가 소떼를 모는 광경을 매일 볼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영화에서는 보겠지만 실제로 또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일생일대의 경험을 즐거워했다.

소떼 대피 작전은 8시간 반만인 오후 4시 30분에 끝났다. 철도 조차장에서 당분간 머물 소떼는 목장 목초지의 물이 빠지면 트레일러를 타고 돌아갈 예정이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