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적을 말아먹고 있다?” 北 김정은,자라공장서 버럭 화낸 이유는?

입력 2015-06-02 08:43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자라 양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식장 관계자들이 자신의 지시를 어겼다며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일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말아 먹고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관계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 자라 양식장이 전기 문제 등으로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건 ‘넋두리’에 불과하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대동강 자라 양식장은 2011년 10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해 방문한 곳이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약재로 쓰이던 자라를 인민들에게 먹이라’며 대규모 자라 양식장 건설을 지시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나도록 양식장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며 크게 화를 낸 것이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정작 질책을 받아야 할 사람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라고 지적했다. 자라를 길러 식량으로 활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인데, 잘못된 지시를 내리고 무조건적인 이행만 다그친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북한 사람이 언제 자라를 먹겠느냐, 밥도 못 먹는데”며 “자라는 보약으로 쓴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당 중앙위원회 같은 높은 사람들이나 먹을지 모르지만”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1997년 ‘풀과 고기를 바꾸자’는 구호를 내걸고 축산업을 장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소와 돼지 농장이 꾸려지고 토끼와 염소 목장도 세워졌다고 한다. 그러나 가축을 길러 주민들에게 고기를 공급한다는 축산장려 정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평양의 열대메기 공장을 방문해 물고기 생산을 강조했지만 사료 공급이 안 되는데다 기온이 맞지 않아 이 사업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