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무소속 3선 임각수 괴산군수 사전구속영장 지역정가 술렁

입력 2015-06-01 23:28

검찰이 임각수(68) 충북 괴산군수에 대해 전격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괴산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청주지검은 1일 지역 내 외식업체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 등)로 임 군수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군수가 지난달 28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된 뒤 불과 4일 만의 일이다.

검찰은 문제의 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임 군수에게 돈을 건넨 시간·장소·금액 등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확보한 만큼 임 군수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괴산군청 공무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임 군수에 대해 한 차례 더 검찰 소환 조사가 이뤄진 뒤 처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검찰의 전격적인 행보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올 것이 왔다”며 벌써 군수 공백과 재선거에 따른 군정 추진의 차질을 염려하기도 했다.

괴산군의 한 공무원은 “구속영장이 청구될 정도의 사안이라면 임 군수의 직위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며 “결과에 따라 군수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괴산 유기농엑스포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임 군수는 이날 하루 별 동요 없이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군수는 이날 오전에 있었던 주간업무보고 회의에서도 자신의 신변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고, 오후 7시 갈은권역 법인 종사자를 상대로 한 특강도 소화한 뒤 관사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군수의 한 측근은 “임 군수 역시 사전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오후에 전해들은 것 같다”며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일정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전국 최초로 무소속 3선 연임에 성공한 임 군수였던 만큼 그의 단단한 지지층은 충격이 상당해 보였다.

한 주민은 “10년 가까이 괴산군을 이끌어온 임 군수가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진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착잡하다”며 “괴산의 대외적인 이미지 추락 역시 지역으로서는 큰 손해”라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임 군수 관련 의혹을 제보받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임 군수에게 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업체 대표와 직원 등 4명을 지난달 22일 횡령과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하고, 임 군수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여왔다.

임 군수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오는 2∼3일쯤 청주지법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괴산=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