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객기 실종과 미사일 피격 등 잇단 참사로 경영 위기를 맞은 국영 말레이시아항공(MAS)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MAS는 1일(현지시간) 전체 직원 2만여명에게 근로계약 종료 서류를 보내고 이중 1만4000여명을 자사의 새 법인에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6000여명의 직원은 당초 예상대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MAS 대주주인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은 지난해 8월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크리스토프 뮐러 신임 MA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MAS는 엄밀히 따지면 파산 상태”라며 “지난해 참사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6000여명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며 “회사 경영이 올해는 출혈을 멈추고 2018년에는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일랜드 항공사 에어링구스 CEO 출신인 그는 ‘터미네이터’란 별명이 붙을 만큼 구조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MAS의 첫 외국인 CEO로 영입됐다.
MAS의 신생법인은 오는 9월 출범할 예정이다. 뮐러 CEO는 신생법인의 사업부문을 운영, 지원, 개발 등 3개로 재편해 수익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MAS는 지난해 3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자사 여객기가 남중국해에서 실종된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298명을 태운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아 추락하는 등 잇단 대형 참사에 따른 승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작년 두번 사고 겪은 말레이항공 사실상 파산 상태”
입력 2015-06-01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