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돌파했다. 매매가 1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가 7000만원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거나 아예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매매가 턱 밑 전세가=KB국민은행 집계 결과 지난 5월 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0.2%로 전달 69.8%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의 65.4%와 비교하면 4.8%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율은 71.5%를 기록했다. 서울과 인천 아파트 전세가율은 68.8%, 68.6%를 각각 기록해 70%선을 목전에 두게 됐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도 71.5%로 7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강북구와 도봉구가 처음으로 70%를 넘는 등 강북권이 전세가율 상승을 이끌었다. 성북구(75.4%)와 서대문구(74.7%)의 전세가율이 높았고, 강북구와 도봉구가 각각 70.4%, 70.1%를 기록해 서울 25개구 중 절반이 넘는 13개구가 전세가율 70%대에 도달했다.
수도권 시·군·구별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수원 영통구(77.4%)였다. 화성시도 77.2%로 최고 수준이었다. 이어 하남(76.8%), 의왕(76.5%), 군포(76.4%) 등의 순서였다.
전세가율 상승세는 매매가보다 전세가격이 더 많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97% 상승한 사이 전세는 3.29% 올라 매매시세를 추격하고 있다.
◇월세·매매시장으로 돌아서는 전세세입자=전세가가 오르자 지난달 서울에서 이뤄진 주택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32.8%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1월의 27.7%와 비교하면 넉 달 만에 5.1% 포인트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까지 더해진 결과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전월세거래량은 총 1만4016건으로 이 가운데 4598건이 월세거래였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율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1월 15.4%에 불과했다. 당시 1784건이었던 월세거래량은 52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자치구별로는 중구가 46.1%로 월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택임대차 거래 중 절반 가까이가 월세거래였다는 얘기다. 이어 관악(45.0%), 종로(43.9%), 동작(36.8%) 등의 월세 비중이 많았다.
반면 연초 상승세를 보였던 전세거래량은 3월에 1만35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1만565건, 5월 9418건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쳐 전세거래량을 두 달째 상회했다. 5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1만2247건으로 전세거래량보다 30%(2829건) 높게 집계됐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5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 사상 첫 70% 돌파…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 32.8%로 사상 최대
입력 2015-06-01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