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와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신해 자리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장을 찾았다. 짙은 회색 정장 차림의 이 부회장은 시상식 직전 로비가 아닌 별도 통로를 통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 부회장은 무대 정면 첫 번째 열 가운데 자리에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과 나란히 앉아 시상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시상이 진행될 때는 누구보다도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재단에서 시상식을 주최한 만큼 별도의 인사말이나 수상자에 대한 격려사 등은 내놓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 참석하는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호암상 시상식은 그동안 이 회장이 직접 챙겨온 행사다. 이 회장은 2013년까지 시상식에 참석했지만 와병 중이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자리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 회장이 ‘할아버지의 뜻을 기려 아버지가 제정한’ 호암상 시상식을 찾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상식에 이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 만찬장에는 이 회장을 제외한 삼성그룹 오너 일가족이 모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등이 모두 만찬장을 찾았다. 이들이 함께 공식 자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1월 삼성 신임임원 및 사장단 만찬 이후 처음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호암상 시상식’ 참석
입력 2015-06-01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