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쪼개고 붙이기 활발…증시 호재로 투자자 관심 커져

입력 2015-06-01 17:16
기업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이 활발하다. 목적은 각기 다르다.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회사를 쪼개기도, 붙이기도 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계열사끼리 합치는 사례도 많다. 기업 분할이나 합병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OCI는 자회사 OCI머티리얼즈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용 특수가스(NF3) 세계 1위 업체다. OCI는 핵심 사업인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연관성이 작은 OCI머티리얼즈를 팔기로 했다. 알짜 자회사를 팔아 태양광 발전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의 투자비를 대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좋다. 1일 코스닥시장에서 OCI머티리얼즈는 전 거래일보다 5.15% 급등했고, 유가증권시장의 OCI도 2.01% 올랐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글로벌 IT 소재 기업이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라며 “매각 결정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의 통합 법인이 공식 출범했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 간 인수합병(M&A) 사례다. 통합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과의 합병으로 자기자본 1조원대 대형사로 변모했다”며 “이달 중 합병 신주가 발행되면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시총 기준 업계 5위권으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이날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4.63% 상승했다.

올해 들어 10대 그룹에서만 네 차례의 계열사 합병 결정이 나왔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SK봑와 SK C&C, 한진칼과 정석기업에 이어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 추진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을 제외하면 각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기업들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고 발표 직후 주가도 많이 올랐다. 삼성물산은 합병 발표 후 이틀간 18.81%, 제일모직은 16.51% 급등했다. SK봑와 SK C&C도 지난 4월 20일 합병 발표 후 4월 말까지 각각 5.11%, 6.95% 상승했다.

올해는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된 과세이연이 종료되는 시점이어서 중견·중소기업의 지주사 전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 들어 기업분할을 마친 동양기전(디와이-디와이파워), 한솔제지(한솔홀딩스-한솔제지), 덕산하이메탈(덕산하이메탈-덕산네오룩스), 골프존(골프존유원홀딩스-골프존), 우리산업(우리산업홀딩스-우리산업)은 모두 분할 이후 시총이 늘었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분할 이후 지주사는 대주주 지분이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업회사는 본연의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면서 투자 매력이 커져 단기간에 시총의 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계열사별 이익의 쏠림 현상은 결국 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