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민박집 3명 동반자살, 1명 위독

입력 2015-06-01 16:09

강원도 원주의 한 민박집에서 20~30대 남성 3명이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과 함께 자살을 기도한 또 다른 남성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1일 원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9시14분쯤 원주시 소초면의 한 민박집 2층 객실에서 김모(30·원주)·임모(29·경북 경산)·홍모(20·전남 목포)씨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민박집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 같은 객실에서 함께 발견된 정모(36·인천)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다.

민박업주는 경찰에서 “지난 31일 새벽에 투숙객들이 방을 잡으면서 ‘푹 쉬고 갈 테니 깨우지 마라’고 했다”면서 “오후가 지나도록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발견 당시 객실에는 연탄화덕과 타다 남은 연탄 2장이 발견됐으며 창틀 등이 테이프로 밀봉돼 있었다.

숨진 홍씨의 옷가방에는 헤어진 여자친구와 가족에게 남기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나와 헤어져서 밉지만 용서하겠다. 잘 살아라” “부모님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민박집 주차장에는 이들이 타고 온 승용차 1대와 렌터카 1대가 주차돼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홍씨는 자살방법을 알리는 인터넷 블로그에 ‘동참할 분은 연락 달라’며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하던 홍모(20)씨를 비롯해 자살을 기도한 4명 모두가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4명의 주소가 모두 다르고, 유서 등을 볼 때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홍씨와 임씨 등은 이미 4~6차례 자살을 시도하거나, 차량에 화덕을 싣고 다니는 등 자살징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중 한 명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됐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