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사진)이 “나 같은 장애학생들이 내가 받은 것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이라며 영국의 연구예산 축소 방침을 비판했다고 3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호킹은 지난 30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곤빌앤드케이스 칼리지의 선임 연구원이 된지 50년을 기념하는 만찬에서 그가 투병하는 동안 지지해준 대학 측에 고마움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호킹은 “나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젊고 의욕적인 학자가 고등교육기관에서 내가 받은 것과 같은 관용과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돕겠다는 뜻이 있다고 해도 그럴 만한 돈이 있겠느냐? 안타깝게도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호킹의 이 같은 발언은 영국 정부가 경제난을 이유로 연구지원 예산을 축소하려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특히 내년부터 5만3000명의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계획이다.
그는 7년 전에도 8000만 파운드(1358억원)의 학계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정부의 방침이 국제 과학계에서 영국의 위상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정부의 지원금은 학자들의 연구 노력에 생명선 같은 것”이라며 “지원금 축소는 젊은 학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고 영국 과학계는 물론 우리의 국제적 명성에도 크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호킹은 1963년 루게릭으로 1∼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2년 후인 1965년 곤빌앤드케이스의 연구원이 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스티븐 호킹 “나 같은 장애학생, 지원 못 받을까 걱정”
입력 2015-06-01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