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전자장비 전문기업인 부산 영도구 삼영이엔씨(대표 황원)가 개발한 첨단 장비를 장착한 요트를 타고 국내 최초로 무기항 세계일주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세일링 요트 ‘아라파니호’를 타고 무기항 세계일주에 나선 김승진(53) 선장은 1일 “삼영이엔씨의 첨단제품이 없었으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파니호에는 삼영이엔씨에서 개발한 레이더와 GPS플로터, EPIRB(자동조난신호기), VHF무전기, AIS(선박자동식별장치)의 첨단 장비가 장착됐다.
김 선장의 요트 아라파니호는 폭 3.9m 길이 13m, 수면으로부터 높이 17m짜리의 9t급 동력선이지만 엔진을 봉인했다. 단독(Solo), 무기항(Nonstop), 무원조(Unassisted), 무동력(Power restriction)으로 오로지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항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 선장은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꿈과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희망항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0월 18일 충남 당진 왜목항을 떠난 지 211일 만인 지난달 16일 지구를 한바퀴 돌고 왜목항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단독 무동력·무기항·무원조 세계 일주는 1969년 영국의 로빈 녹스 존스톤이 처음으로 성공했으며, 김 선장은 세계 6번째의 도전 성공으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대기록이다.
무동력·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일주 기록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도 2번 통과와 모든 경도와 위도 통과, 4만㎞ 이상의 항해거리 등의 요건을 갖춰야만 한다.
김 선장과 아라파니호는 지난해 11월 27일과 지난 4월 13일 각각 1번씩 적도를 통과하고 모든 경도와 위도를 통과했다. 항해거리는 4만1900㎞다. 김 선장은 왜목항을 떠나 서에서 동으로 달려 태평양, 남극해, 대서양, 인도양을 거쳐 세계를 일주했다. 어느 지역 항구에도 상륙하지 않았으며 물리적 도움이나 인적 도움 등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
김 선장은 이런 공을 인정받아 지난달 29일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에서 개최된 제20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근정포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김 선장은 “도전하는 용기와 바다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일깨우는 데 더 큰 목표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국내 최초 무기항 요트 세계일주 성공한 김승진 선장
입력 2015-06-01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