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감독 “배창호, 시나리오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

입력 2015-06-01 13:55

이장호 감독(70)이 1일 지하철 승강장에서 추락한 배창호(62·사진) 감독에 대해 “배 감독이 최근 쓰는 시나리오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서울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에 만났을 때 보니 살이 쪽 빠지고 힘이 없어 보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감독은 “배 감독이 현재 종교 관련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과민하며 작품에 빠지면 미치는 기질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 감독은 1980년 이 감독이 연출한 ‘별들의 고향’의 조감독으로 충무로에 첫발을 디뎠다. 그만큼 둘의 사이는 각별하다.

그는 이날 사고를 당하고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배 감독을 가장 먼저 찾아왔다.

이 감독은 “얼굴에 외상이 있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만, 정신적 쇼크가 심해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배 감독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티역 분당선 왕십리 방면 승강장에서 철로로 추락했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이 홀로 서 있다가 떨어지는 장면이 찍힌 만큼 투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