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담보대출 그림자금융 비중 급상승… 부작용 우려”

입력 2015-06-01 10:25

한국의 ‘그림자금융’이 1500조원을 넘어 세계 7위 수준으로 나타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그림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9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퀵큰 론스와 PHH 및 론디포닷컴 등 그림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4월 현재 53%(약 5780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의 2배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FT는 하버드대 공공정책 대학원(케네디 스쿨) 보고서를 인용, 그간 이 시장을 주도해온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및 JP모건 등이 관련 규정 및 처벌의 강화로 해당 비즈니스를 대폭 줄이면서 이들 그림자 금융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그림자 금융에 대한 당국 규제가 느슨한 것은 이들이 일반 예금자가 아닌 기관 투자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림자 금융이 정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면서 당국도 우려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미국 법무부가 지난 4월에 미국 최대 비은행권 모기지 여신사인 퀵큰을 제소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 관리 기관인 프레디맥과 페니메이도 비은행권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케네디 스쿨의 마셜 룩스 선임 펠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월가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그림자 금융이 크게 활성화됐다”면서 “주택담보대출 시장 신규 참여사들 대부분이 건전하지만 제공 기준이 느슨해지는 등 일부 걱정스러운 상황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