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78) 전 이탈리아 총리가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서 상대 당 후보를 지지하는 실수를 해 망신을 당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날 밀라노 근처 도시인 세그라테 시장 선거 유세 현장을 찾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자신이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 당의 후보 테클라 프라스키니 대신 여당인 민주당의 파올로 미켈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유세장에 도착해 몇 분 동안 자기편 후보의 이름을 물어보고 다니고 나서 “청년들이여, 여러분이 파올로에 투표할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후보 이름을 바꿔 말했다는 사실을 수행원이 알려주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후 미켈리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발리에레’(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지칭)의 지지로 내가 이미 이겼다고 볼 수 있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번 선거는 31일 7개 지역에서 시행되며 마테오 렌치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집권한 뒤 처음 치르는 선거다.
그동안 끊임없는 성추문에 시달려온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최근 이탈리아 대법원으로부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헉, 우리 후보 아니었나?' - 베를루스코니, 유세장서 상대 후보 지지
입력 2015-05-31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