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내 지하수 시료 14년만 채취…기름오염원 추적

입력 2015-05-31 12:55
미군기지 주변 기름오염원 추적을 위해 한국 측 환경기술 전문가들이 14년 만에 용산 미군기지 내부 지하수 관정의 시료채취를 마쳤다. 용산기지 인근 녹사평역과 캠프킴 미군부대 주변 지하수 기름오염의 원인이 용산 미군기지 내부에 있는지를 가리기 위한 조사다.

3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등 한국 측 환경기술 전문가 5명은 26∼29일 용산미군기지 내부 지하수 관정 32곳 중 지하수 샘플 채취가 가능한 18곳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우리 손으로 용산미군기지 내부 지하수 시료채취에 나선 것은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한미 양국은 2001년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지하수가 대거 기름에 오염되자 용산 미군기지 내에서 시료를 채취, 분석한 바 있다.

정부는 채취된 시료를 국립환경과학원으로 보내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석유계 총탄화수소 등 휘발성 물질 검출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시료 분석결과는 6월 중순 나온다.

서울시는 만약 채취된 시료에서 휘발성 성분이 나오면 미군에 용산기지 반환 전 정화요청을 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2001년 녹사평역 부근 기름오염이 발견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기지 담 밖에 양수정을 설치하고 정화작업을 하는데 약 71억원의 비용을 썼다. 시는 작년까지 66억 4000만원의 정화비용을 정부로부터 받아냈으며, 이달에도 작년 녹사평역과 캠프킴 주변 정화비 4억 7000만원을 정부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시의 의뢰로 용산미군기지 주변 유류오염 정화작업을 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작년에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염이 확인된 녹사평역과 캠프킴 주변 대지 면적은 1만 2000㎡에 달하고, 지하수도 718ℓ가량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간 오염면적이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녹사평역 부근 지하수에 대한 정화작업 전 벤젠 검출량은 1ℓ당 평균 0.836mg로 기준치인 1ℓ당 0.015mg의 55배를 넘었고, 최대수치는 1ℓ당 8.878mg으로 기준치의 578배에 달했다.



김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