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정이품송 솔잎혹파리 이겨내고 ‘회생’ - 상층부에도 새잎

입력 2015-05-31 12:17
보은군 홈페이지 캡처

천연기념물 103호인 속리산 정이품송이 솔잎혹파리의 공격을 이겨냈다.

31일 충북 보은군과 현대나무병원에 따르면 이 나무 상층부에 넓게 번졌던 솔잎혹파리가 올해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1970년대 후반 이 해충에 감염돼 죽을 고비를 넘겼던 정이품송은 2013년 또다시 솔잎혹파리 때문에 잎이 누렇게 말라죽는 피해를 봤다.

당시 이 나무를 살펴본 충북대 수목진단센터 연구진은 상층부에 있는 솔잎의 60∼70%가 혹파리에 감염됐다고 진단했다.

이때부터 정이품송의 두 번째 투병이 시작됐다.

현대나무병원은 솔잎 주변에 침투한 혹파리의 우화를 막기 위해 5∼6월 6차례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고, 나무에는 영양제를 공급했다.

올해도 지난주부터 살충제인 ‘스미치온’을 반복적으로 살포하는 등 총력을 쏟고 있다.

현대나무병원 관계자는 “말라죽은 솔잎의 일부가 아직 남아 있지만, 새잎이 돋으면서 혹파리는 거의 퇴치된 상태”라며 “다음달까지 매주 한차례씩 추가방제를 하면 솔잎혹파리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주변 송림에서 또다시 솔잎혹파리가 날아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재감염을 막으려면 주변 송림의 밀도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감염된 소나무를 찾아내 방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의 속리산 행차 때 어가 행렬이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정이품송은 수령 600여년으로 추정되는 고목이다.

30여 년 전 솔잎혹파리에 감염된 뒤 수세가 급격히 약화돼 강풍과 폭설 등에 잇따라 가지가 부러지는 피해를 봤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