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환자가 입원했던 병원과 환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예방차원에서 무더기로 자가(自家) 격리 조치됐고 진료가 어려워 입원환자들이 퇴원 조치됐기 때문이다.
29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첫 환자 A씨(68)가 입원했던 경기 지역 B병원의 간호사 27명과 의사 4명에 대해 28일 오후 자가 격리 지시가 내려졌다.
지난주 초 간호사 16명 등 의료진이 1차로 자가 격리된 데 이어 추가 격리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A씨와 다른 병실에 있던 환자 중 추가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격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외래진료를 제외한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간호사 전원이 격리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 보건당국의 지시에 따라 28일 오후 입원 환자 50∼60명을 인근 병원으로 옮기거나 귀가시켰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해당 병원의 의료진이 밀접 접촉자로 격리가 돼 있고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을 요청하시는 환자분들도 있어서 환자를 안전하고 적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여섯 번째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확진받기 직전 입원했던 서울 지역 C병원에서 환자를 담당했던 의료진 6~7명도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 조치됐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해당 병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감염 위험이 없는 환자들까지 진료를 기피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환자 내원을 막을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격리된 의료진 중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조만간 병원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메르스환자 입원병원 패닉… 의료진 격리로 환자들 퇴원조치
입력 2015-05-29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