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이 30일 싱가포르에서 한·일 국방부 장관 회담을 갖는다. 2011년 싱가포르에서 양국 국방부 장관 회담이 개최된 지 4년 4개월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국방부는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리라 대화)에 참석중인 한 장관이 일본 방위상을 만난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정보공유방안 등 양국주요 협력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 제정이후 한반도에서의 일본 집단 자위권 행사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측은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은 우리의 요청과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8월 이후 새 방위협력지침을 법제화할 예정이어서 그때까지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담은 일본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열리는 것으로 일본은 ‘한·일 군수상호지원협정(ACSA)’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논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CSA는 한·일 양국군이 평화유지활동은 해외군사활동시 군수물자를 상호지원하는 협정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보 등 군사정보를 한·일간에 공유하자는 것으로 한때 추진됐었지만 여론악화로 무산됐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양국간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협력을 확대할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과 한·미·일 3국 국방부 장관 회담도 열린다.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는 한 장관은 애쉬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을 만나 최근 시험발사된 북한의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위협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방안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논란이 됐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문제는 공식의제에 들어가 있지 않다. 하지만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측이 공론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미·일 3국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도 역시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이 협의될 예정이다. 특히 북한 SLBM의 전략적 가치와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는 이날 저녁 9시(현시지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막돼 31일까지 진행되며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0여개국이 참가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한일 국방장관회담 4년만에 열린다
입력 2015-05-29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