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그에게 죽은 오빠 얼굴이”… ‘페이스 오프’ 기증자 가족 만나다

입력 2015-05-29 15:33 수정 2015-05-29 15:55
유튜브 캡처

영화 ‘페이스 오프’가 현실이 된다면, 죽은 오빠의 얼굴을 한 남성이 눈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한 여성이 오빠의 얼굴을 이식받은 낮선 남성을 만나는 장면이 호주 채널9의 카메라에 담겼다. 이 가슴 뭉클한 영상은 지난 28일 유트브를 통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남성에게 다가가 “좀 만져봐도 될까요?” 묻자 남성은 “물론이죠”라고 답한다. 여성은 “얼굴이 나처럼 자랐다” 며 놀라워했고 두 사람은 감격에 겨워 포옹한다.

지난 1997년 미국 남서부 버지니아주에 사는 리처드 노리스(39)에게 엄청난 사건이 발생한다. 실수로 자신의 얼굴에 총을 쏜 것. 이 사고로 그는 코와 입 부위 대부분을 잃었으며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등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 이후 마스크를 쓴 채 은둔 생활을 했다.

2012년 21살 청년 조슈아 아버사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숨진 조슈아의 뜻을 기리기 위해 얼굴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이 두 사람은 세기의 수술로 불리는 일명 ‘페이스 오프’ 수술의 주인공이 됐다. 수술이 성공할 확률은 50%밖에 되지 않았지만 노리스와 의료진은 희망을 걸었다.



당시 무려 150명의 의사가 달라붙어 36시간의 수술을 진행한 끝에 완전히 뭉개졌던 그의 코는 100% 가깝게 복원됐고, 안면부를 지나는 신경과 근육 역시 거의 재건됐다. 새 삶을 찾게 된 것이다. 지난 2014년에는 세계적인 남성 잡지 지큐(GQ)의 표지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그리고 수술 후 3년 뒤 노리스는 기증자인 조슈아 가족을 처음 만났다. 조슈아의 여동생 레베카는 노리스를 보자마자 “좀 만져봐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레베카는 노리스의 얼굴을 매만지며 잠시 오빠가 살아 돌아온 듯한 묘한 감정을 느꼈다. 두 사람은 포옹하며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조슈아의 엄마 그웬은 “리차드의 얼굴에서 아들을 볼 수 있다. 얼굴 일부가 확실히 우리 아들과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록 우리는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었지만, 아들이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은 기쁘다”고 말해 감동을 전했다.

두 가족의 극적인 만남을 담은 이번 영상은 오는 일요일 현지 채널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