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의심 증상에도 중국 출국을 강행한 한국인 40대 남성의 감염 확진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남성이 항공기와 버스를 타고 거쳐 간 홍콩과 중국의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남성은 세 번째 메르스 환자 C(76)씨의 아들이자 네번째 환자 D(46·여)씨의 동생으로, 지난 16일 아버지 C씨와 첫 환자 A씨가 입원한 병실에 4시간 가량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26일 의료진의 만류에도 중국 출장을 떠났다.
그는 27일 한국 보건당국의 뒤늦은 통보로 격리 조치돼 현재 광둥성 내 병원에서 메르스 최종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29일 오전 1차 검사 결과 메르스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으며 현재 검체를 베이징으로 보내 최종 판독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로선 메르스 최종 확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콩 위생서 산하 위생방역센터는 홍콩국제공항에서 이 남성을 접촉한 공인 간호사가 28일(현지시간) 기침과 구역질, 현기증 증세를 신고해 검사와 관리를 위해 의원관리국 전염병 센터로 이송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간호사는 기침과 구역질 증상을 보였지만 예비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센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6일 오후 1시쯤 한국발 아시아나항공 OZ723편으로 홍콩에 도착했으며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로 떠났다.
그가 탄 항공기에는 한국인 80명과 중국인 73명 등 승객 158명과 승무원 8명이 탑승했으며, 버스에는 약 10명이 탑승했다.
홍콩 언론은 그가 홍콩에 도착했을 때 열이 있고 기침을 해 간호사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 메르스 환자가 있는 의료 시설에 갔는지 등을 물었지만, 모두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위생방역센터는 그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 홍콩행 비행기에서 그 주변에 앉았던 승객 30여명을 격리시킬 예정이다. 센터는 그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약 200명에 대한 추적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방역당국도 한국인 메르스 의심 환자의 유입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국 위생당국은 한국인 메르스 의심 환자의 중국 입국 이후 행적과 접촉 인물을 조사하며 확진 판정에 대비하고 있다.
베이징 위생당국은 베이징이 국가간 인적 교류가 밀집한 국제도시로 한국인 의심 환자와는 별도로 메르스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메르스 의심 한국인 유입…홍콩·중국 보건당국 바짝 긴장
입력 2015-05-29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