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의 사법권 남용”…FIFA 수사에 강력반발

입력 2015-05-28 20:5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와 관련해 “이것은 자신의 사법권을 다른 나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노골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 위법행위를 했더라도 그것이 미국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미국을 맹비난했다고 타스 통신과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번 수사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재선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국제기구의 운영 원칙에 대한 노골적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수사가 러시아의 2018년 월드컵 개최를 지지해 온 블래터 회장을 겨냥한 데 대한 강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를 지지한 블래터 회장에 대한 ‘모종의 압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의 수사가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와 관련해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월드컵 개최권을 잃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러시아는 (FIFA의) 부패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FIFA 수사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의 ‘의도’까지 거론하며 맹비난하고 나서면서 이번 스캔들이 미국, 러시아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미국이 자국 영토 바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심판자 노릇을 당장 멈추라”고 비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