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던지고… 대신 퇴장하고… 배트 날리고… 프로야구, 국민 스포츠 맞아?

입력 2015-05-28 16:16

‘국민 스포츠’라 부를만한 프로야구에서 잇따라 볼썽사나운 모습이 나오며 야구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사건은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터졌다. 7회 두산 주장 오재원이 1루수 앞 땅볼을 친 뒤 NC 선발 에릭 해커와 말다툼이 있었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경기 중 일어나는 일반적인 벤치 클리어링으로 끝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선수의 ‘비신사적 행동’으로 사태가 커졌다. 두산 벤치 쪽에서 해커를 향해 야구공이 날아간 것이다.

심판진은 두산 장민석에게 퇴장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중계 화면을 본 팬들은 해커 쪽을 향해 달려 나온 장민석과 공이 날아온 방향이 다르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핵심 전력이 아닌 장민석이 주력 선수를 대신해 퇴장을 당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두산 민병헌이 하루가 지나 ‘양심선언’을 했다. 민병헌은 “어제 벤치 클리어링 이후 심판들이 덕 아웃에 와서 공을 던진 선수가 누구인지 물었을 때 손을 들었지만 (장)민석이 형이 먼저 나서서 퇴장 명령을 받고 나갔다”면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동료가 피해를 보는 것이 미안하고 괴로웠다”고 구단을 통해 전했다. 이어 “야구 선수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3일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 전에서도 비신사적인 행동이 있었다. 한화는 6-1로 앞서던 9회 초 도루를 한 데 이어 9회 말 투수를 두 차례나 교체했다. 이에 흥분한 kt 주장 신명철은 경기 종료 직후 한화 벤치를 향해 욕설을 쏟아냈고, kt 벤치에서 누군가 빈 그라운드를 향해 배트를 투척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 등에 포착됐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28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선수협은 “벤치 클리어링 중 상대팀이나 선수에게 야구공이나 배트를 던지는 등의 비신사적 행위가 벌어졌다. 선수들을 대표해 팬들께 사과 드린다”면서 “이는 동업자 정신을 잊고 스포츠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