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를 장악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적 중 다신교와 관련된 조각상만 부수고 나머지는 보존하겠다고 밝혀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가 주민들을 집단처형하고 정부군의 공습이 시작되면서 인명피해 증가도 우려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부 라이스 알사우디 IS 지휘관이 이날 시리아 반정부 라디오 방송 ‘알완FM’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이단자들이 숭배하던 조각상을 파괴하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역사적인 도시를 보호할 것이며 도시는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S는 전날 온전한 상태인 팔미라의 유적들을 촬영한 87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팔미라가 있는 홈스 주의 탈랄 바라지 주지사는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S가 팔미라 박물관에 있는 조각상 일부를 파괴했다”면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벨 신전의 조각상도 파괴됐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영국 반테러리즘 싱크탱크 퀼리엄재단의 찰리 윈터 연구원은 “공개된 영상은 IS가 (팔미라 유적 훼손을 우려하는) 언론에 즉각 반응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면서 “IS 선전원들이 국제사회를 조롱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IS가 팔미라의 원형극장에서 정부군 편에서 싸웠다는 이유로 20여명의 남성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IS가 그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처형 장소에 사람들을 많이 모았다”고 전했다. SOHR은 IS가 지난 일주일 동안 민간인 200여명을 처형하고 정부군 600여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추산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팔미라 공습에 나서면서 인명피해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시리아 북부에서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알카에다 지부 알누스라전선의 최고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골라니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다마스쿠스 점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을 노리고 있는 알누스라전선, 시리아 수도까지 세력을 넓히려는 IS와 다마스쿠스에서 동시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원형극장서 20명 처형 IS “시리아 팔미라 유적 다신교 조각상만 파괴하겠다”… 진위 촉각
입력 2015-05-28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