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암매장’ 피해여성 동생의 절규…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

입력 2015-05-28 11:32 수정 2015-05-28 13:24
MBC 캡처

미국 명문대 출신 여성이 주검으로 발견된 ‘시멘트 암매장 살인사건’은 철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여성의 남동생이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사건 전모를 밝혔다.

그는 “‘시멘트 암매장 사건의 피해자, 바로 제 누나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남동생은 “범인이 누나를 잔혹하게 살해해 암매장 하는 등 완전 범죄를 꿈꿨고 자수한 뒤에도 일말의 반성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페북 글에 따르면 범인 이모(25)씨는 지난 2일 피해자 김모(26)씨를 살해한 뒤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이씨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15일 동안 50여 차례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심지어 피해자가 억대 연봉을 받기로 하고 계약한 회사에까지 “미국으로 출국하니 찾지 말라”고 연락했다. 김씨의 남동생은 “범인이 무서웠다는 말과 달리 그의 계획은 철저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일부 주장을 반박했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대를 3년 만에 졸업한 인재였다. 이씨와는 약 1년 전 사제지간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남동생은 “다정한 이씨의 모습은 거짓이었고 다툼이 시작되면 누나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그는 “온 몸 가득 멍이 든 누나가 이별을 통보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적었다.

김씨의 남동생은 암매장도 치밀하게 준비한 각본대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씨는 암매장 방법과 장소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뒤 충북 제천의 한 야산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었다. 시신이 드러날까 두려워 철근까지 집어넣고 시멘트로 덮었다. 2일간에 걸친 ‘계획’이 끝나자 친구들과 여행을 떠냈다고 한다.

김씨의 안부를 걱정한 가족들의 추궁으로 이씨의 범행은 드러났다. 남동생은 “수시로 연락해 근황을 알리던 누나의 소식이 끊기자 범인에게 계속 전화했다”고 적었다. 그는 “궁지에 몰린 이씨가 거짓 유서를 남기고 자해한 뒤 자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인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잔인한 방법으로 시체를 훼손하고 완전 범죄를 꿈꾼 그에게 뉘우침은 없었다. 유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없었다. 수사와 현장 검증에서 드러난 그의 뻔뻔한 면모에 치가 떨렸다”라고 전했다.

김씨의 남동생은 마지막으로 “눈앞이 깜깜한 지금, 이 글이 SNS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며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르고 인간이기를 포기한 그가 세상과 영원히 격리돼 누나와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는 또다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예쁘고 착했던 누나가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많은 기도해주길 부탁한다”고 글을 맺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