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아빠’ 성우인 故 오세홍의 딸이 “아빠가 심각한 병환 중에도 ‘짱구는 꼭 마무리 짓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셨다”며 밝혀 수많은 성우 팬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오세영씨는 27일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 ‘성우갤러리(성갤)’에 ‘아빠를 사랑해주신 모든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팬분들께서 화환도 보내주시고 또 조문도 와주셔서 정말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에 글을 꼭 남기고 싶었다”고 운을 띄웠다.
오씨는 아빠가 생전 짱구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짱구아빠 교체에 대하 이러쿵저러쿵 얘기들이 많았던 건 저도, 엄마도 알고있다”면서도 “그런데 아빠가 병력에 대한 사실을 절대 말하고 싶지 않아하셨고, 녹음을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확고했고 다짐 또한 하셨다. 그래서 녹음은 작년말부터 진행됐고 기다려주시기도 했지만 결국 교체를 하게 되었고 끝까지 ‘짱구는 꼭 마무리 짓고 싶다’ 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얘긴 꼭 해드리고 싶었고, 끝까지 성우로서의 자부심과 일을 사랑하시던 마음 잊지말아주시고, 목소리도 기억해달라”며 아빠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씨는 아빠가 자신의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해준 사진 사진을 첨부하며 “횡설수설하지만 엄마와 저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빠가 당신은 고독한 사람이라고 하셨었는데 그게 아님을 알려주셔서, 아빠 끝까지 외롭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오씨의 글에는 1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들은 “오세홍 선생님의 연기 통해 울고 웃고 했다” “영원한 짱구아빠 오세홍 선생님을 절대 잊지 않겠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고인을 추모했다.
오세홍은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의 짱구 아빠 목소리를 연기했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마이콜 목소리를 연기했다. 1976년 KBS 14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오세홍은 2005년에는 KBS 성우연기대상 TV 외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짱구는 꼭 마무리 짓고 싶었다” 짱구아빠 딸이 남긴 글에 팬들 눈물
입력 2015-05-28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