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 문형표 "국민연금 틀린 말 한 적 없다"...'세대간 도적질"어감 안좋은 점 있다"

입력 2015-05-27 22:17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연금 관련 발언들을 문제 삼아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틀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제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문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잘못된 수치를 제시하면서 국민을 현혹시킨 적이 있는가’라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문 장관은 “일각에서 오해할 소지가 있는 통계가 발표됐기 때문에 바로잡기 위해 말씀 드렸다”며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 포인트만 높이면 소득대체율을 10% 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2060년 기금 고갈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회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정부 보고를 듣기 위해 열렸지만 문 장관 거취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됐다.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은 “장관이 수치, 단어에만 집착하지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 제도를 어떻게 논의해 결실을 맺을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기구에서 공적연금 강화 방안이 잘 논의될 수 있도록 퇴진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최동익 의원은 “어떻게 ‘세대 간 도둑질’이라는 막말을 할 수 있나. 언행을 조심하라”고 쏘아붙였다. 문 장관은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돼 다음 세대에 빚을 넘기는 것을 세대 간 도적질에 비유해 야당의 반발을 샀었다. “수많은 참고문헌에 나오는 학술 용어”라고 버티던 문 장관은 추궁이 이어지자 “후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 어감이 안 좋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제가 주의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문 장관은 국내에서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보건 당국 수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네 번째 감염자가 확진 판정에 앞서 스스로 격리·검진을 요청했지만 보건 당국이 이를 거절했다는 비판에 “좀더 신중하고 철저하게 대비했어야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를 두고 “소극적 대처”(새누리당 이종진 의원), “뒷북 대책”(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