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새정치연합은 민둥산"

입력 2015-05-27 22:19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27일 “혁신위원회의 활동 기간 중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 혁신 방안에는 여전히 말을 아끼는 가운데 당내 인사들을 만나며 여론 수렴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절벽 위에 있다”=김 위원장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임명 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의 현 상태를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민둥산’으로 규정했다. 그는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우산(인간의 탐욕으로 민둥산이 된 중국 제나라의 산)의 싹을 먹어치우듯 새정치연합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들은 새정치연합을 ‘무능력 정당’ ‘무기력 정당’ ‘무책임 정당’이라고까지 한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원회는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의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혁신위의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혁신위는 오직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로 혁신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 “새정치연합은 절벽 위에 매달려 있다”는 등의 표현을 쓰면서 절박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도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를 함께할) 위원들께서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함께해 주셔야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당 지도부에도 혁신 동참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당 지방분권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당 ‘을지로위원회’ 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등 혁신위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조만간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과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안은 여전히 “의견수렴 중”=김 위원장은 강력한 혁신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그는 혁신위 구성 시기 및 인선과 관련해 “지금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과정으로 인선이나 구성, 운영, 활동기간은 모두 혁신위에 위임돼 있다”며 “오늘(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초까지 (혁신위 인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나오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혁신위 부위원장 영입에 대해서도 “아직은 고민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 의견 수렴 방식과 관련해선 “국민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계파에 매여 의견수렴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호남·486 물갈이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전혀 거론되거나 생각하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혁신기구 구성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인선과 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혁신위에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자신의 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양승조 사무총장 이하 정무직 당직자 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사실을 전하며 인적 쇄신 의지도 강조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