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적시할 수 없는 범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비범죄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경제행위에 대한 비범죄화가 가장 필요한 분야입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기업활동에 대한 과잉범죄화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기업에 대한 과잉형법과 처벌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교수는 “입법자와 법 집행자의 과도하고 경직된 법률 운용에 따른 폐해는 매우 크다”며 “위험이 따르는 경영판단의 실패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과하면 기업가 정신은 무력화되고 이는 사회 전체에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기업에 대한 과잉형법의 대표적인 사례로 배임죄를 꼽았다.
그는 “배임죄의 본질은 ‘배신’이라는 것이 국내 형법학자 대다수의 견해”라며 “윤리 문제는 개인 간에 민사로 처리해야 할 문제인데, 이를 형법에 규정해 국가가 형벌로 다스린다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경제사범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유형(징역형)이 아닌 재산형(벌금형)으로 대체해 경제영역에 대한 비범죄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하면 가석방할 수 있다는 형법 규정을 기업인에게도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태신(사진) 한경연 원장은 “국민의 22%, 15세 이상인 경우 26.5%가 전과자로, 인원수를 누계하면 1100만명에 이르는 실정”이라며 “게다가 무리한 검찰수사나 섣부르게 기업을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낙인찍는 과잉범죄화 때문에 ‘경제치사’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권태신 한경연 원장 "기업에 대한 과잉범죄화로 '경제치사' 우려"
입력 2015-05-27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