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7일 혁신을 강조하면서 “저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육참골단은 사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당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자신의 살을 베어내 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보이지만, 한국이나 중국 고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이다.
한문학자인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우리 고전은 물론 중국 고전에도 등장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문의 의미를 살리려면 '참육단골'(斬肉斷骨)이 맞을 것 같다며 "'육참골단'은 일본식 표현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일본의 권위 있는 일본어사전인 '고지엔(廣辭苑)'에는 '니쿠오키라세테호네오타쓰'(肉を斬らせて骨を斷つ)라는 표현이 나온다. 의미는 '스스로 상당한 정도의 고통을 받더라도 적에게 그 이상의 타격을 안겨서 이긴다'는 것.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관계자는 "확실한 유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18세기 무사 야마모토 조초(山本常朝, 1659∼1719)의 말을 기록한 책 '하가쿠레'(葉隱)에 나오는 비슷한 표현('피부를 베어내 뼈를 끊는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 언급 ‘육참골단(肉斬骨斷)’은 일본말?” 한국 및 중국 고전에 존재하지 않아
입력 2015-05-27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