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학보사측은 대학 당국과 총학생회를 비판하며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졸업생 143인의 성명서 전문을 학보 1면에 실으려 했다.
이는 지난 20일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앞두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농성 현수막을 철거한 것과 관련한 졸업생들의 성명서였다.
그러나 학보사 주간교수는 "졸업생 143명이 졸업생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론이라 보기 어렵고, 학보는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반대했다.
주간교수는 또 학보에 해당 성명서를 게재할 경우 학보의 발행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고 말했다.
결국 27일 ‘서울여대학보’ 606호는 1면 백지 발행을 단행했다.
서울여대학보사 입장문 캡처
학보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에 수긍할 수 없다"면서 "명백한 편집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또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하는 학교는 사태를 방관해왔고 총학생회 또한 마찬가지"였다며 "학보사는 중립을 떠나 학내 대표 언론기관으로서 자성의 목소리를 낼 필요를 느꼈다"고 밝혔다.
학보사 측은 이어 "옳은 말을 하는 데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저희는 졸업생 143인이 졸업생을 대표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성명서 내용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싣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보사 측은 "무엇보다 편집권은 전적으로 편집국에 있는 것으로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라며 "주간교수는 이러한 권리를 침해해 학보의 역할을 축소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보가 발행된 뒤 학교 측은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