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사업에서 삼성생명이 발을 빼기로 하자 서울시가 새로운 투신자살 방지시설을 설치키로 하는 등 독자운영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삼성생명이 경영 위기에 대비해 올해 9월을 끝으로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2012년 9월부터 삼성생명과 함께 ‘자살대교’라는 오명이 붙은 마포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디자인해 운영해 왔다. 다리 1.9㎞ 양측 보도 난간에 “잘 지내지?” “밥은 먹었어?” “많이 힘들었구나.” “말 안 해도 알아.” 등 생명의 소중함과 희망, 사랑을 일깨우는 문구와 조명장치, 생명의 전화 등을 설치했고 난간도 높였다.
그러나 비용을 일부 분담해 온 삼성생명이 지원 중단 방침을 밝힘에 따라 시는 생명의 다리를 대체할 새로운 투신방지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다음 달 5일부터 24일까지 시 홈페이지에서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할 예정이다. 시는 7월 중순 당선작을 발표하고 8월 말까지 실시설계를 거쳐 9월부터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교량안전과 관계자는 “한강 교량에서의 투신자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삼성생명이 사업 중단 의사를 밝힌 마포대교를 새 단장해 생명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한강 교량에서 투신을 시도한 사람은 총 1422명이고 이 중 269명이 사망했다. 교량별로는 마포대교에서 투신을 시도한 사람이 전체의 28.3%(353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강대교(8.8%), 서강대교(6%), 원효대교(4.9%) 순이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새단장한다…삼성생명 9월부터 지원 중단
입력 2015-05-27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