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최근 약진하는 이유는 엔저의 영향도 있지만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가 더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는 27일 발간한 ‘일본 주요기업의 경쟁력 강화 사례’ 보고서에서 일본 주요 기업들이 엔저의 효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획기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엔저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7505억엔으로 전년보다 20%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영업이익 최대치였던 2007년 2조2703억엔을 크게 웃돈다. 그러나 평균 환율은 2007년 대비 달러는 5엔, 유로화는 20엔 이상 엔고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2007년 대비 증가한 인건비만 2000억엔이나 된다. 보고서는 도요타가 설계변경, 생산설비의 효율화 등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초 히트상품 ‘제트 스트림(Zet Stream)’을 제조하는 미쯔비시연필도 ‘가장 부드러운 볼펜’이라는 압도적인 기술력은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선도적 제품을 내놨다. 볼펜과 샤프펜슬을 결합한 사무용 다기능펜, 본체 굵기를 얇게 만든 여성용 ‘F 시리즈’ 등을 발매하며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했다.
유아용품 전문기업 피죤(Pigeon)은 획기적인 마케팅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피죤은 모유수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중국에서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1854개 병원에서 ‘모유수유교육활동’을 전개했다. 이후 엄마들의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졌고, 피죤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일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은영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일본 기업들은 기나긴 엔고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생산효율화와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면서 “원화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기업들도 기술력 향상과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속한 대처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日기업 실적개선이 엔저 때문이라고?··· 기업의 피나는 경쟁력 강화가 더 결정적
입력 2015-05-27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