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추출 배양한 면역세포 치료제가 간암의 재발 및 사망 위험을 각각 40%, 80% 가량이나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소화기내과 윤정환(사진), 이정훈 교수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5개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인 간암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면역세포 치료제의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수술, 고주파열 치료, 알코올주입술 등으로 종양을 제거한 상태에서 2차적으로 면역세포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면역세포 추가 치료군(115명)과 일차 치료 후 특별한 추가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115명)으로 나누고 충 60주간 추적, 관찰하며 재발률과 사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차 치료 후 무병생존기간(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대조군은 30개월에 그친 반면 면역세포 치료군의 경우엔 44개월로 1년2개월이나 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면역세포 치료군은 재발률과 사망률도 대조군에 비해 각각 37%, 79% 낮았다.
특히 2년 내 간암 재발률이 대조군의 경우 두 명 중 한명 꼴인 46%에 이른 반면, 치료군에선 28%에 그쳤다. 대조군의 경우 15%에 이른 4년내 사망률도 치료군은 4%에 불과했다.
윤 교수는 “간암은 완치 목적의 치료(수술, 고주파열치료, 에탄올주입술)를 받더라도 5년 내 재발률이 70%에 달해, 일차 치료 후 재발 및 사망 위험을 낮추는 노력이 아주 중요하다. 앞으로 면역세포 치료가 간암 환자들의 재발 및 사망률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치료용 면역세포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약 120㎖ 채취해서 고도의 청정 실험조건을 갖춘 환경에서 약 2~3주간 배양해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를 다량 증식시키는 방법으로 만든다. 이를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면 간에 남은 미세 간암 세포들이 파괴된다. 윤 교수는 1회 주사 시 약 64억 개의 면역세포가 투여된다고 설명했다. 1회 투여에 약 5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간암은 2012년 기준 국내 발생 암 환자(22만4117명) 중 6위(7.3%)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하지만, 5년 생존율이 30.1%에 그쳐 고약한 암으로 꼽힌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자가 면역세포 치료, 악성 간암환자 재발 및 사망 위험 낮춘다
입력 2015-05-27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