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의 탯줄을 3분만 기다렸다 자르면 나중에 아이의 소근육 운동(fine-motor)과 사회기술(social skills)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의학·건강 전문매체인 헬스데이 뉴스가 26일 보도했다.
소근육 운동이란 팔, 특히 손과 손가락, 손목을 사용하는 작고 섬세한 운동을 말하며 잡기, 쥐기, 놓기, 접기, 쓰기, 그리기, 자르기, 집어 올리기, 조작하기 등의 행동이 대표적인 예다. 탯줄을 늦게 자르면 엄마의 혈액을 더 많이 받게 되고, 혈액 속 철분이 운동능력을 더 키워준다는 것이다. 산부인과에서는 피로 범벅된 아이를 가급적 일찍 닦아주기 위해 아이가 자궁 밖으로 나온 뒤 곧바로 탯줄을 잘라주곤 한다. 다만 아빠가 분만실에 들어와 있을 경우 의료진이 아빠에게 탯줄을 자르도록 권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설픈 ‘초보 아빠’들이 탯줄을 자르는데 시간이 좀 걸리곤 한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소아과-신생아학과 전문의 올라 안데르손 박사가 신생아 263명을 대상으로 분만 10초 후와 분만 3분 후 탯줄을 자른 아이들의 성장발달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뉴스데이는 설명했다.
결과는 탯줄을 늦게 자른 아이들이 빨리 자른 아이들에 비해 소근육 운동(연필 쥐기 등) 기능과 사회기술(대화 중 시선 맞추기, 자세, 몸짓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안데르손 박사는 밝혔다. 다만 이러한 차이는 남아에게서만 나타났다. 여아는 별 차이가 없었다. 또 지능지수(IQ) 등 지능발달에는 남아, 여아 모두 차이가 없었다.
이런 효과는 탯줄을 늦게 자름으로써 생후 4~6개월 사이의 영아 발달에 매우 중요한 철분을 모체로부터 추가로 더 공급받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알데르손 박사는 설명했다. 탯줄을 분만 후 3분 기다렸다 자르면 분만 즉시 자를 때보다 모체의 혈액을 반 컵 정도는 더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러한 효과가 남아에게서만 나타난 것은 신생아의 경우 철분 결핍이 여아보다는 남아에게 흔하기 때문일 것으로 그는 추측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탯줄 늦게 자르면 아이 운동기능 좋아진다”
입력 2015-05-27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