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에 반대해 온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자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스턴 글로브의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2013년 보니 클레멘트와 헬렌 토르갈센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보겠다고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시 가문과 친구로 지내온 클레멘트와 토르갈센은 레즈비언 커플이다.
실제 보수적인 공화당 인사인 조지 H.W 부시와 바버라 부시 내외는 이 커플의 결혼식에 증인으로 참석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주례를 자청했다는 사실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보수 개신교도인 부시 전 대통령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인정한 헌법을 지지한다는 자세를 고수해왔고 이를 2004년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주요 이슈로 내걸어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최근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남부감리교대학(SMU) 봄학기 졸업식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미국 건국의 핵심 이념”이라면서 동성결혼 인정보다 우선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이런 부시 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의 발언과 달리 사적으로 친한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자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워싱턴포스트, CBS 방송 등 여러 매체에서 놀라움을 나타냈다.
CBS 뉴스에 따르면, 로라 부시 여사는 2004년 대선 때 남편인 부시 전 대통령에게 동성애 친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동성 결혼 반대 이슈를 선거 운동 캠페인에서 폐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프레디 포드는 26일 “부시 전 대통령이 보니·헬렌 커플과 친구이긴 하나 주례를 서겠다는 제안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성명을 내 진화에 나섰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정치는 정치, 이웃은 이웃 - '동성결혼 반대' 아들 부시, 레즈비언 커플 주례 자청
입력 2015-05-27 10:13 수정 2015-05-27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