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과 AIIB의 북한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개발 지원이 북한의 개혁과 그에 따른 동북아 안보 강화를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WB) 부총재는 26일(현지시간)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사회가 신중한 전략을 세우면 AIIB를 북한에 대한 생산적 관여의 새로운 도구로 삼을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 주도로 창설돼 올해 말 출범을 앞둔 AIIB에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모두 57개국이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경제전문매체 ‘이머징마켓’은 북한이 AIIB 참여에 비공식으로 관심을 보였으나 가입에 필요한 경제와 재정 정보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중국 측으로부터 거부당했다고 전한 바 있다.
뱁슨 전 부총재는 “AIIB가 북한에 옵서버 자격을 부여하고 북한이 AIIB에서 (인프라개발) 업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배움으로써 AIIB를 통한 국제사회의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관여가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단계는 “AIIB에서 북한이 인프라 개발 사업을 준비하도록 돕거나 소규모 개발 사업을 AIIB가 지원하면서 실무 차원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새로운 6자회담이나, 북한의 (핵무기) 확산 문제를 다룰 (6자회담의) 후속 성격의 체제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일이 별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한 역시 북한과 AIIB의 관계 강화 절차를 지원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안정과 점진적인 통합이라는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우려하는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AIIB에서 잠재적인 새로운 유인책을 제공할 수 있다면, 미국과 일본에서도 북한이 AIIB와 관계를 강화하는 데 대해 환영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북한 AIIB 가입,핵문제 해결의 실마리 가능성이 될 수도…”
입력 2015-05-27 02:07